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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0.28 11:40
  • 수정 2025.10.28 11:50

‘박지원식 SNS 정치’ 최대 활용…경청 투어 ‘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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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지선 뛰는 사람들

         김성주 전 조합장 515마을  경청 투어 1차 마무리

  ‘박지원식 SNS 정치’에 능한 입지자를 꼽 는다면 단연 김성주 전 조합장이 꼽힌다. 가히 박지원식 정치의 최대 활용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어서다. 

 ‘515개 마을 경청 투어’가 바로 그 주인공이 다. 

  처음에는 단순한 페북 활용 정도로 눈길을 끌지 못했으나 회가 거듭될수록 군민들 사이 에서 회자되면서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켜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전 조합장은 해남 관내 515개 마을을 투어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진솔하고 담백하 게 ‘있는 그대로’ 분위기를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전문 수산인 한계 극복’ 515 마을 투어 계기

솔직담백한 수필가다운 글솜씨에 감동 전해져  

 

  특히 김 전 조합장이 포스팅한 글들이 수필처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데다가 길지도 않아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수필가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글솜씨 또한 수준급이다. 

  게다가 소네트나 장편(손바닥 掌) 같이 일정한 행수를 유지한 것도 특징이다. 페이스 북의 장점을 최대치로 활용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일부 군민들 사이에서는 먼저 “접근하기 쉽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내용도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내용이어서 거부감이 덜하다는 이야기도 많다.

  이처럼 515 공감 투어가 지역민들로부터 관심을 끈 것은 대다수가 자기 자랑이나 자신의 공적을 알리는 데 치중한 데 반해, 자신의 추억이나 감정 느낀 점 등을 솔직 담백하게 담아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어쨌거나 김성주 전 조합장이 ‘박지원식 SNS 정치’의 최대 수혜자가 된 셈이다. 

  김성주 전 조합장은 “마을 경청 투어를 시작한 지 석 달. 처음엔 515개 마을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돌아야 할지 막막했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시작이 반이라 했듯이 마을을 다니면서 마음을 담아 주민분들을 만나고 대 화할 때엔 역시 우리는 해남인이었다. 차츰 주민들의 말씀을 경청하는 일에 즐거움마저 느껴졌다”고 회고했다. 

  특히 그는 “지역에 따라 불편 사항이나 요 구 사항이 달랐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산간 오지는 교통편의 불편함을, 간척지는 경작지의 매도를, 주민분들이 많이 모이는 마을은 점심 식사 쌀 부족 문제를, 또 농사를 지을 때 외국인 근로자 문제를 제기하는 등 비록 크지는 않지만 농촌 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불편을 경청할 수 있다”고 짚었다.  또 “농촌 마을의 노령화로 인한 빈집이 날로 늘어가고 있어 10년 후엔 어떻게 될까 염려스럽기도 한다”고 걱정을 표했다.  

  그는 “보편적으로 산기슭에 있는 마을에는 고목의 큰 나무가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으로서 명당에 자리하고 있었다”고 투어하면서 느낌을 전했다.  

  515 마을 1차 투어를 마친 김 전 조합장은 “이번 경청 투어를 통해 주민분들과의 대화는 아주 값진 자산이었으며 군민의 안락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 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특히 그는 “해남, 참 넓다. 한 바퀴 도는 데 꼭 석 달이 걸렸다”면서 “가 보지 않은 마을 은 없지만 아직도 만나지 못한 분들은 너무 많다. 주민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보니 주 민들의 숨소리가 들렸다”고 마친 소감을 이 렇게 갈무리했다. 

 

  또 투어를 마치면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농촌인구 고령화로 다수 마을이 소멸 위기 ▶점심 식사 마을별 불균형화 ▶산간 지역 교통편 불편 ▶세대 간, 성별 간 휴식 공 간 필요 ▶마을 진입도로 확·포장 필요 등 5 가지를 꼽았다. 

  돌이켜보면 515개 마을 공감 투어 1차 보 도 이후 30여 개의 글이 올라왔다. 그 중에서 공감 가는 포스팅을 간추려 봤다. 

  1탄-‘농촌 마을의 여가 프로그램’이란 제목의 글에서 <Y마을 회관, 탁자에 석고 손 조각 품이 눈에 훅 들어옵니다. 가까이 가서 살펴 보니 작품이 10개인데 연필로 글씨를 쓰기 위한 석고 작품이네요.

  또, 둘러보니 벽에 색종이를 잘라 꽃을 만 들어 붙여 놓은 색종이 그림 작품이 보입니 다. 마을 분들이 자랑삼아 내놓은 노트엔 꽃 그림에 색칠을 하셨네요.>라고 현장 상황을 올리면서 “여가 프로그램이 더 많이 개발돼 농촌에 사시는 분들의 나날이 더 보람 있는 시간으로 채워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적 었다. 

  2탄-‘아침에 일어나시면’에서는 <아침에 일어나시면 따뜻한 물 한 컵부터 드세요. 꼭 양치 하시구요. 그리고 20분 정도 있다가 음 식을 잡수셔야 합니다>라고 건강론도 전파 한다. 

  3탄-‘여기서 어떻게 불러요’에선 <D마을, 마을 분 20명이 노래 수업을 받았답니다. 고 향의 봄, 우리의 소원은 통일~ 우수영 무대에 서 선보인다고 하십니다. “고향의 봄, 한번 불 러보세요. 여기서 어떻게 불러요” 글쎄, 합창 은 할 수 있어도 혼자 부르는 건 쑥스럽다고 하십니다.>

  4탄-‘일 년이 지났지만’에서는 <C마을 회 관, 대여섯 분과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고 나 오려다가 물었습니다. “농촌 생활하시면서 불편한 점은 없으세요” “작년에 큰비가 왔을 때 동네가 둠벙이 되어 부렀지라우~ 회관도 침수되어 다 젖어 부렀고” 당시, 자원봉사 나 온 사람은 “이대로라면 다음에도 또 이럴 건 데요” 하더랍니다. 일 년이 지나도록 별 조치 가 없었다 하니 너무 늑장 아닌가요?>라면서 “밖으로 나와 배수로를 살펴보니 수풀 속에 서 분간이 어려웠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한 다.  

  6탄-‘생산의 시대를 넘어’에서는 <O마을 회관, 70대 주민께서는 배추 농사를 하신답 니다. 이제, 배추는 다 심으셨어요? 다 심었 제~ 우리는 물만 주면 배추 농사 끝이야~ 이 후엔 상인들에게 밭떼기로 팔면 된다고 하십 니다. 그들이 농약도 하고 관리도 다 해 준다 고요. 또, 수확기가 되면 외국인력을 데려와 순식간에 작업을 해 간다고요. 배추 농사, 밭 떼기 매매가 과연 농업인들에게 득이 될까 요, 상인에게 득이 될까요?>라면서 “생산의 시대를 넘어 가공·유통·수출의 시대에 맞는 체계를 갖추어야 할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 하기도 한다. 

  7탄-‘바닷가 마을의 불편 사항’에서는 <바 닷가 S 마을, 젊은 이장이 회관까지 나와 친절을 베풀어 주십니다. 이장님은 귀향한 지 6~7년 되었다고 하는데 마을의 발전에 대한 의욕이 넘칩니다. 마을을 세로로 지르는 2차 선 도로를 개설하기 위한 주택 보상은 끝났 으나 방치해 놓다 보니 흉물스럽고 쓰레기 집이 되어가네요. 빠른 철거가 필요합니다. 마을 진입로가 옛길이라서 조잡하고 가로등 시설까지 잘돼 있지 않아 밤이면 을씨년스럽 기까지 합니다.>라고 민원을 전하며 “S 마을 의 불편 사항이 해소돼 마을 분들이 평화로 운 생활하시기를 기원한다”고 성동격서의 기 법도 활용하는 지혜를 보여주기도 한다. 

  8탄-‘합쳐서 써야 하는디…’에서는 <노인회 지원금 중 전기세, 부식비, 경비가 있는데 각 각 따로 써야 해서 불편하기 그지없어요. 부 식비와 경비를 합쳐서 써야 하는디. 지원비 중 어떤 비용은 남아서 반납 처리하고 어떤 비용은 부족하여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합니다.>라는 민원을 전하며 “노인회의 효율적인 예산 집행 방안이 빨리 수립되기를 기대해 본다”라며 우회적으로 해법을 제시한다. 

 

주민과 대화 “지역 따라 요구·불편 사항 달라” 

소중한 경험 “앞으로 정치활동 자양분 삼겠다”

 

 

  9탄-‘경청해야’에서는 <P마을 회관, 우리 마 을은 매일 20명 정도가 회관에서 점심을 해 먹어요~ 그런데 쌀을 월 20kg 밖에 지원해 주지 않아 50kg 정도는 우리가 구해서 먹어 요~정자에 유리문을 설치해 방처럼 만들어 주면 좋을 텐데>라며 “마을 분들의 말씀에 귀 를 기울여 봐야 할 것 같다”고 꼬집는다. 

  10탄-‘꽁꽁 언 손으로 김을 뜯어다가’에서 는 김 이야기를 맛깔나게 펼치고 11탄-‘명가 수를 몰라보고’에서는 <J마을 회관, 노래교실 이 한창이네요. 주민분들의 권유에 못 이겨 용기를 내어 '갈대의 순정' 한 곡을 불렀습니 다. 박수를 짝! 짝! 짝! 치고 나니 전국노래자 랑 우수상을 수상한 김혜숙 가수라고 합니다. 화원농협 노인대학과 J 마을 회관 노래교실에 서 빨강 옷을 입은 명가수를 만나는 기쁨을 얻었습니다>라고 소회를 밝히기도 한다. 

  12탄-‘금 배추가 되기를’에서는 <H 마을 회관 옆, 배추밭에서 친구를 만났습니다. 외국인 근로자 세 명을 데리고 배추와 배추 사 이에 비료 작업을 하네요. 지금 비료를 주지 않으면 결구가 되지 않는다네~ 아~ 결구가 그냥 되는 게 아니었나 봅니다. 작년 배추 값 이 금 배추라서 올 배추 경작 면적이 꽤 늘었 다고 하는데 조금은 걱정스럽습니다.>라며 “아무쪼록 올 배추 농사도 금 배추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소망을 적기도 한다. 

  13탄-‘원래가 우리의 바다였으니’에서는 < 와~ 마을 좋다~ 마을로 들어서면서 감동했 습니다. 마을이 등성이를 따라 U자 형태로 형성되면서 U자 안쪽은 넓지는 않지만 황금 색 벼가 익어 가고 있네요>라며 수필가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그러면서 “원래가 우리의 바다였으니 간척 지를 우리 농민에게 양도해 주어야 하지 않 겠어요~부디, 간척지 인근 주민분들의 요구 가 수용되어 평화로운 농촌 생활이 되기를 기원한다”는 바람도 적었다. 

  14탄-‘지역민의 흥을 돋우는’에서는 가족 愛(애), 노래 愛, 한가위 愛를 슬로건으로 한 가위 노래자랑 분위기를 그린다. 

  15탄-‘생활이 된 파크골프’에서는 <딱! 탁! 턱~여기저기서 공을 치는 소리가 요란합니 다. 잘 맞은 공은 딱! 소리를 내지만 잘못 맞 은 공은 턱~ 소리를 내며 오비가 나죠. 이른 아침부터 삼산 파크 골프장이 북적입니다. 파크 골프는 이제 생활 체육이 되었습니다.> 라며 파크 골프를 통해 건강과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16탄-‘농번기인가 봅니다’에서는 <S면 황 토밭에서는 고구마 수확이 한창입니다. 오후 에 D 마을 회관을 방문하니 찐 고구마를 내 놓으며 권하십니다. S마을 회관은 화투 놀이 를 하느라 건성건성 하십니다. D 마을 회관 에는 종친 세 분이 반갑게 대해주십니다. 간척지 농지를 양도해 주지 않는다면서 불만을 토로하십니다.>라며 스케치를 그려 보인다. 

  17탄-‘병원에는 가야 하것고’에서는 교통 문제를 우회적으로 날카롭게 지적한다. <S 마을을 찾았습니다. 인근 면까지 나가려면 택시비가 왕복 22,000원이나 드는디…병원에 는 가야 하것고…마을에서 큰길 버스 정류장 까지도 걸어서 나가기에는 멀고, 마을에서 나가는 차에 의지하자니 한두 번도 아니어서 눈치가 보이고, 30여 년 전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널 때가 좋았다고 하십니다.>라며 S 마을 주민분들의 불편한 교통 문제가 해소되기를 기원하기도 한다. 

  1차 투어를 마친 김성주 전 조합장은 “군민 들의 목소리를 정책 결정의 출발점으로 삼아 ‘군민이 군정의 중심이 되는 참여행정’을 실 천할 수 있는 실질적으로 신뢰받고 공감하는 주민 소통을 위해 2차 투어를 실시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공감 투어는 전국에서도 보기 드 문 참여형 지방행정을 지향하는 좋은 사례라 는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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